아이젠하워, 그러니까 아이크는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아직도 일진일퇴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한국을 방문했다.
미군의 최고 통솔자인 대통령 당선자는 미8군 사령부가 진치고 있는 동숭동의 서울대학교 본부 건물에 묵었다. 군인출신의 대통령답게 한국전의 상황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선거유세에서는 군인답지 않은 주장을 했다.
아이크 : 한국전쟁은 한국인끼리 치르게 해야 합니다. 백인들이 동양사람에게 적으로 비쳐서는 안 됩니다. 동양에서의 전쟁은 동양인에게 맡겨둬야 합니다.
한국전쟁을 시찰하고 돌아온 아이크 대통령 당선자는 선배 장군인 맥아더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맥아더 :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어 만나자고 했소.
아이크 : 다 선배님, 장군께서 뒷받침을 해주신 덕분입니다. 선배님 장군께서도 건강하신 모습이라 반갑습니다.
맥아더 : 대통령도 그냥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사랑을 받는 대통령, 그래서 마음 든든합니다. 트루먼과는 다르지요.
아이크 : 기대에 어긋나지 않아야 할 텐데요.
맥아더 : 그래서 바쁜 대통령 당선자 아이크의 시간을 좀 내달라고 한 거요.
아이크 : 네?
맥아더 : 대통령 취임도 하기 전에 한국전선을 시찰하고 왔다는 말을 듣고 역시 장군은 다르구나....... 그래서 말인데 지금처럼 지루하게 전쟁을 끌고 가면 안돼요. 트루먼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고 나의 요청을 거절했지만 참전한 중공군의 보급로이자 보급창인 만주를 폭격하면 끝나는 거요. 만주 행정 장관이랑 카오강이 참전한 중공군의 보급을 열심히 뒷바라지 하고 있다는데 그걸 그냥 놔두면 전쟁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끝나도 승자도 패자도 없는 명예스럽지도 못한 전쟁으로 끝나게 될 거요. 그러니 전쟁의 생리를 모르는 트루먼의 전철을 밟지 말고 압록강을 건너서 중공군의 후방 만주의 군사시설을 공격해서 ?쑥대밭을 만들면 전쟁은 아군의 승리로 끝맺음 할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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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한한 아이젠 하워 미 대통령 기사 (조선일보 1952. 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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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크 : 네, 그렇지만 장군님, 트루먼 대통령이 염려한 것처럼 3차 대전으로 확전되면.......
맥아더 : 종공군의 참전으로 이미 확전되었어요. 이제는 미군이 주축이 되어 유엔군이 참전한 이상 국제질서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크 : 만주를 폭격하는 것은 영국을 비롯한 참전국가도 반대할 뿐만 아니라 소련군이 참전하게 되면.......
맥아더 : 소련군은 참전하지 않을 거요. 정치적인 문제라면 한국전쟁의 배후인 스탈린을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서 만나 담판을 해야지........
아이크 : 스탈린을 만나요?
맥아더 : 그렇지. 결국은 정치적으로 타결되어야 해요. 스탈린은 한국전을 끌고 가고 싶을 뿐 아니라 똑같은 분단국가인 독일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으니까. 미국과 소련의 보증아래 독일과 한국을 중립국으로 통일시키고자 제안하면 아마 스탈린이 받아들일 거요. 미국 대통령과 스탈린이 만나서 이런 타결안에 합의한다면 전쟁도 끝나고 세계질서가 냉전 아닌 평화를 지향하게 될 거요.
아이크 : 스탈린의 야심은 그게 아닐 텐데요.
맥아더 : 만약 스탈린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만주 폭격을 중국 본토까지 확대하고 원자탄의 사용과 해안 봉쇄와 대규모 상륙작전을 벌이면 그들은 휴전에 응하지 않을 수 없어요.
아이크 : 제 선거 공약은 그게 아니었지만 선배님 말씀을 측근들과 충분히 검토하겠습니다.
아이크는 선배 장군인 맥아더의 정열적인 주장을 경청하면서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그의 말을 실감했다. 군인으로서 제안할 수 있는 타결방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크는 이미 군인도 아니요, 장군도 아니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그의 주장을 실천에 옯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최근의 스탈린의 건강에 대한 정보를 참고로 한다면 스탈린을 만나는 것보다는 그가 죽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더 현명한 해결책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아이크는 맥아더를 다시는 만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