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라이프오브더칠드런 (77회)
  제13장 역사는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의 마지막 인생스케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여생을 보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러던 차에 돈이 좀 생겼다. 1973년 내란예비음모사건과 1974년 긴급조치위반사건 등에 대한 재심이 진행되었는데, 다행히 무죄가 선고되어 형사보상금을 받은 것이다. 내란예비음모사건은 민사보상금까지 받았다. 1975년 수도권 선교자금 매입 및 푝력사건도 내가 홍콩에 거주하고 있을 때인 1975년 무죄가 났으나 이 사실을 너무 늦게 알게 되어 손해배상 청구는 하지 못했다. 

한편 1976년 수도권 용공사건만은 당시에 내려진 기소유예처분 상태 그대로였다. 그 자료들은 검찰청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아무튼 생각지도 못한 돈이 생기는 바람에 어떻게 여생을 보낼까에 대한 나의 고민은 쉽게 해결되었다. 

나는 평소 좋은 NGO를 만들어보겠다며 함께 일하고 있는 너댓 명의 사람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적게는 4년, 많게는 20년 정도의 NGO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다른 NGO에 소개한 적도 있었는데, 그 일이 성사되지 않아서 미안하게 생각하던 차였다. 

나는 그들을 만나 나와 같이 좋은 NGO를 설립하자고 제의했다. 그랬더니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반기는 것 같았다. 그리하여 설립한 것이 ‘라이프오브칠드런(life of the childre)’이라는 NGO단체이다. 라이프오브칠드런은 2015년 1월 9일 설립됐다.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세계경제대국 순위는 11위이다. 그런데 다른 나라를 돕는 해외원조는 아주 부끄러운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해외원조 순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29개국 가운데 15위이지만, 국민총소득(GNI, gross national income) 대비 비율은 24위이다. 이는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속한다. 

한편 세계적인 NGO 단체인 크리스천에이드펀드(Christian Aid fund)에 따르면, 가난한 나라를 도와주는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 60위이고, 낮선 사람을 도와주는 순위는 92위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NGO 숫자도 현재 1만 8,000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의 경제 규모나 인구비례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NGO 숫자는 지금보다 열배는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들 NGO 단체의 내용도 보다 충실해져야 할 것이다. 
    
라이프오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가난한 나라의 버림 받은 어린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되찾고, 존중받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국제기구 NGO 단체이다. 라이프오브칠드런은 현재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중앙아시아 판자촌 어린이, 형편이 어려운 국내 이주노동자 가정의 어린이, 그리고 새터민 어린이 등 전부 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지원하며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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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민촌의 아이들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암받은 아이들이다. / 라이프오브더칠드런을 통해 만난 아프리카 카메룬 지역의 어린이
 
우리에게 이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후원하는 사람들은 2019년 말 현재 약 4만 명에 이른다. 우리는 이 후원자들의 뜻에 따라 합당하게, 그리고 도움을 받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는 1960년대 말부터 서울의 판자촌 어린이들과 필리핀 마닐라의 론도, 그리고 CCA-URM에서 일하면서 만난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판자촌 어린이들을 통해 깨닫고 배운 바가 많았다. 

‘저 아이들도 모두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아이들이다.’ 특히 하나님께서 아리들을 세상에 내보내실 때 어느 곳에 누구를 통해 어떻게 내셨든지 상관없이 그들은 본래 충분히 먹고 , 마시고, 즐길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성경 말씀대로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였다. 

그런데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그 아이들에게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비본래적인 것들이 후천적으로 덕지덕지 붙어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아이들을 옴짝달싹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러한 것들 때문에 오늘날 이 어린 생명들이 5초에 한명씩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비본래적인 것들이 대부분이 서구적 문명, 문화, 개발, 발전, 종교 등에 붙어서 모든 빈민현장의 비 본래적인 것들을 파괴해왔다. 본래적인 것일 수 있는 순수한 것들, 그것이 자연환경이든, 생활성이든, 언어이든, 노래이든 간에 모든 것을 말이다. 

외지인들은 이 현장을 보고 ‘미개척지’라는 이름을 붙였고, 심지어 조상 대대로 내려온 음식문화까지도 존중하기는커녕 무시하고 묵살하고 파괴했다. 각 나라와 지역에 비본래적인 것들이 침투하였고, 바로 이 비본래적인 것들로 말미암아 이제는 가장 약한 어린이들이 각종 전염병에 시달리고 고통당하며 죽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어린이들이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실낱같은 희망이 있다면 바로 이 아이들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가 그들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우리 무두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라이프오브칠드런은 어떻게 그들을 도와줄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의 자리에 먼저 들어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를 현장의 사람들과 함께 하나씩 풀어나가려고 노력한다. 

라이프오브칠드런의 활동을 시작한 지도 이제 5년 정도 지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처음 시작할 때 함께 한 실무자들에게서 각자의 특성을 보게 되었다. 그것을 보면서 나는 좋은 NGO를 더 많이 확대해야 한다는 평소의 생각을 확장시키고 있다. 

거기에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많은 프로그램을 한 조직에서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민도 들어있다. 그래서 나는 좋은 NGO는 더 큰 것을 추구하기보다 관리 가능한, 작지만 내용이 있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리하여 앞으로는 실무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NGO를 설립해가기로 합의하고 이를 추진 중에 있다. 

이렇게 특성화된 NGO는 모두 연대해서 수혜지역과 수혜자를 가능한 한 드러내놓고, 각 기관이 수혜자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차원에서 서로 존중하며 함께 협의하는 구조로 만들어가려고 한다. 

그리하여 도움을 주는 후원자와 도움을 받는 사람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좋은 NGO를 꾸려가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남은 여생동안 내가 고민하며 짋어 지고 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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