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통일> 합창 (66회)
  제11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1

이와 같인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형태를 따라 휴전선 한복판에서 천만 기독교인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희생을 감수할 때 이 민족의 평화통일은 앞당겨질 것을 확신합니다. 

민족의 자주적인 평화통일은 십자가의 희생 없이 그 냥 오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길은 결코 순탄치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탈냉전 시대에 또 다시 역사를 역행하려는 악령들이 악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유럽은 군사적, 경제적으로 통합하여 거대한 유럽을 재형성해 가는가 하면,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인 독일은 해외파병을 꿈꾸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전범국가인 일본 역시 핵무기를 개발할 능력을 기반으로 재무장을 하는가 하면 해외파병을 노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유엔을 비롯한 세계 대부분 국제기구에서 강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세계 새 질서’라는 미명 하에 새로운 제국주의를 위하여 식량무기화를 진행시켜가고 있습니다. 이 악령들은 항상 역사의 흐름을 기억하고 있다 할 것입니다. 

여러분, 기회는 우리를 기다리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은 결코 길지도 않습니다. 이제 1995년 평화통일 희년도 앞으로 3년이 남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갈등이 있는 이 세상에 오시듯이, 우리는 민족분단의 현장으로 과감히 나아가 민족통일에 저해가 되고 있는 모든 법조문과 규정들을 폐지해 가는데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나누고, 서로 교류하며, 상대의 모습에 비추어 잘못된 것은 과감히 지적하고, 고치고, 서로 배워나가는데 희생을 감수해야 합니다. 평화통일 희년 5개년 공동사업을 하나하나 실천해냄으로써 북남 기독교의 영적 일치와 7,000만 민족의 정신적 일치를 이룩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 기독교인의 입장에서는 이 희년 사업의 구체적인 실천이 곧 북남합의서를 실천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반드시 분단 50년이 되는 해에는 너와 내가 함께 더불어 살아야겠습니다. 

우리를 하나로 이끄시는 예수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민족의 자주적 통일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립시다. 그것이 명예이든, 재물이든, 재주이든, 지식이든 더 이상 버리려 해도 버릴 것이 없도록 민족의 자주적 통일에 몸과 마음의 생명을 다 바칩시다. 이 길만이 이 민족이 살 길입니다. 이 길만이 여러분의 손자와 후손들에게 다시는 쪼개진 나라를 물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이 반도의 모든 기독교인들이 대동단결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기독교의 모든 기득권을 가차없이 민족의 자주적 평화통일의 길에 바칠 때, 민족도 통일되고, 기독교도 이 민족의 사랑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섭리에 따라 다시 생성되고 확장되어 오히려 기독교의 본래적인 자리를 확고히 해갈 것을 확신합니다. 

우리를 하나 되게 이끄시는 예수그리스도의 삶의 형태를 따라 우리가 지닌 모든 것을 민족의 자주적 통일에 바칩시다. 그래서 우리를 하나 되게 이끌어 오신 예수그리스도와 영원히 함께 동행 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서 생의 승리자가 되십시오, 우리를 하나 되게 이끄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반드시 우리에게 평화의 기쁜 소식을 전해주셔서 1995년 우리 모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민족의 평화통일 희년을 만지하게 될 것을 믿습니다.    

▲ 중국 쪽의 백두산 천지에서

존경하옵는 부모, 자매, 형제 여러분,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가운데 안녕히 계십시오. 항상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실 것을 믿고 기원합니다. 또 뵙게 될 것을 믿습니다. 이제는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것을 믿습니다. 

저는 이 순간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 모습 하나하나를, 눈동자 하나하나를 간직하고 다시 남쪽에 가서 여러분의 문안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우리 서로 민족이 더불어 살 수 있기를 기도합시다.  
 
 
예배가 끝나자 모두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했다. 몇번을 반복해서 불렀는지 모른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그 노랫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을 다 함께 소리 높여 부르던 그 순간, 그 노래는 어떤 말보다도 우리를 하나 되게 만들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모든 사람이 밖으로 나가는 것 같았다. 나는 재빨리 장대상에서 내려와 할머니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일일이 손을 잡고 인사를 하는데, 그 분들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나는 그들의 손을 쉽게 놓을 수 없었다. 놓기가 정말 어려웠다. 

점심식사는 조기련 직원들과 같이 하고 숙소에 잠깐 들렀다가 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를 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는 김철진 씨와 늘 함께 오던 나이 많은 기관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13일 북경행을 14일로 연기할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건 곤란합니다. 남한교회 대표로 왔기 때문에 이미 모든 사람들이 기도하고 있는 스케줄을 제 마음대로 고칠 수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중국교회와의, 약속도 문제요, WCC와도 약속된 스케줄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한 사람이 말하기를 “중국교회는 알아보니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다. ”라며 머뭇거렸다. 

그들은 잠시 후 그러면 점심식사 시간을 30분 정도 앞당길 수 있는지 물었다. 나는 즉시 “그것은 좋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제야 내일 김 주석이 방문을 허락해주실지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는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기관원 한 사람이 “내일 입고 가실 양복을 내놓으시면 다려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서 박경서 박사의 양복 윗옷 목 부위부터 아래까지 훔쳐 내리는 것이었다. 나는 일종의 검열이구나 싶었다. 그것은 내가 여러 차례 정보기관에 끌려 들어가다 보니 본의 아니게 습득하게 된 감이었다. 

나는 ‘내일이면 김 주석을 볼수 있겠구나.’하고 직감했다. 정말 감사했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들어 많은 상상을 했다. 지금까지 KNCC는 물론 한국교회의 많은 성도가 기도하고 희생해온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 곧 이루어지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첫 번째 일은 우선 남북교회가 한반도에서 정기적인 교류를 하는 것이었다. 

이제야 남북교회의 정기적 교류의 길이 트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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