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기독교인들이 짊어져야할 십자가 (65회)
  제11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1

여러분이 여기에 앉아 있는 것, 제가 여기 서서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것, 또 이 민족의 문제를 가지고 발버둥 치는 것, 얼마나 감사한 하나님의 뜻입니까! 이 땅에 살면서 문제를 가지고 산다는 것,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그러나 우리에게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아픔과 고뇌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여러분 한분 한분이, 성령의 역사에 의해 이 세상, 이 우주 속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귀중한 생명을 지닌 존재로서 이 반도 땅에 태어났습니다. 따라서 예수그리스도의 삶의 형태를 따르겠다고 고백한 기독교인들에게는 하나님께서 이 땅에 주신 이 민족의 고난과 기쁨, 생과 죽음을 끝까지 함께 해야 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우리와 더불어 함께 이 민족의 신음소리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명령을 듣고, 이 민족을 구원하기 위하여 죽으라면 언제든지 죽음의 십자가까지 질수 있어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입니다. 

아버지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이 땅에 오셔서 우리의 신음소리를 들으시고, 우리의 고난과 기쁨을 함께 나누시고, 끝내는 우리의 고발에 의하여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서 생명까지 바치셨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 이 민족 분단의 현장에서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형태를 믿고 좆아 살려는 이들이 바로 예수그리스도의 자매요, 형제요, 부모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기독교인들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평양 봉수교회 여러분 앞에 선 저의 초라한 모습을 보니, 목사로서 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 중의 죄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저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시고 봉수교회에서 여러분과 더불어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시니 그 분의 사랑, 그 분의 은혜가 얼마나 감사합니까? 우리의 짧은 안목으로는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민족분단이란 구조적인 악, 내 사랑하는 자매형제들이 온갖 시련과 희생을 피할 수 없는 이 거대한 구조적인 악 앞에서 우리는 모두 다 예수그리스도의 삶의 형태를 따르지 못한 죄인들이지 않습니까? 자매형제 여러분, 우리가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를 끝까지 하나되게 이끄시려고 우리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시고, 우리를 이 역사적인 예배에 초대해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에 귀를 기울입시다. 

오늘 이 분단의 현장, 북쪽의 봉수교회 여러분과 남쪽의 부족한 저와 WCC박정식 박사님이 함께 한 이 현장, 7,000만 민족이 통일을 염원하는 이 현장에서 이 민족의 구원을 위하여, 이 민족의 통일을 위하여 어떠한 십자가를 어떻게 짊어지고 오늘도 우리를 부르시는 그리스도의 부름에 응답하실 것입니까?

오늘날 세계 역사는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데올로기로, 무기로, 경제력으로, 여러 민족을 여러 명분으로 묶어서 지배하고 착취하던 세력들이 점점 쇠퇴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하여 성숙한 민족은 진리를 추구하며, 타 민족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되, 지배받기를 단호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 역사, 제 뿌리, 제 민족, 제 핏줄을 찾아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북미대륙에서, 유럽에서도 그렇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역사의 도도한 흐름의 한 면입니다. 다른 말로 바꾸어 말한다면, 이것은 제국주의 시대가 쇠퇴해가고 인간의 자주권과 생존권, 그리고 자유권과 존엄권이 보장되는 민족해방의 시대가 하나님 앞에서 실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평양 봉수교회에서 남한 목사로서는 처음으로 설교했다

그러나 물론 여기에도 언제나 악령들의 장난이 없지는 않습니다, 여하튼 우리는 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우리 민족의 평화통일을 자주적으로 확고히 정착시켜야 할 것입니다. 너와 내가 다시는 싸워서는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7.4남북공동성명> 이후 늦게나마 예언자자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88년에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국기독교회선언>을 발표했고, 또한 같은 해 북남 기독교가 글리온에서 함께 모여 <평화통일을 위한 글리온 선언>을 발표하였으며, 90녀 말에는 북남기독교가 글리온에서 이 선언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위하여 ‘1995 평화통일 희년 5개년 공동사업계획’을 수립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어떠한 모습이든 수난과 희생, 그리고 자기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하고 비우며 이미 휴전선을 넘나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같이 민족의 평화통일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를 하나 되게 이끌어 오시는 성령의 역사입니다. 

지난해에는 북과 남이 46년 만에 자주적으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와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도출해냈습니다. 이 합의서에는 그동안 기독교적 입장에서 민족의 통일요구를 수렴하려고 북남 기독교가 선언해온 내용의 대부분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이 합의서가 우리 민족의 역사적인 문건이 될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7,000만 자주 민족이 자존과 인류의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서 이 합의서를 자주적으로 실천해 가느냐 하는 과제가 바로 여러분과 제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 과제가 북남 간의 최우선적 과제요, 따라서 남북의 천만이 넘는 기독교인들이 짊어져야할 십자가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누구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라고 하십니다.(마 16:24~35) 민족분단으로 인한 모든 악을 제거하가기 위해서는 기독교가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 우리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우리의 몸으로 산 제사를, 이 예배를 드려야 하겠습니다. 일찍이 일제치하에서 우리의 신앙선배들은 이것을 우리에게 분명히 보여주셨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에서 바울 사도께서는 유대인과 이방인으로 갈라져 싸우는 에베소 교우들에게 자기 생명을 바쳐서 유대인과 이방인을 이끌어내신,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방인과 유대인의 일치를 위하여 하늘보좌를 버리시고 인간의 온갖 고통과 고뇌가 그치지 않는 이 세상 속으로, 유대인과 이방인 속으로, 갈등의 한 복판으로 오셨습니다. 그 분은 거기에서 스스로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심으로 자기와 같은 유대인이 아니라 저 이방인들을 하나님“과 가까워지게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몸을 바쳐서 유대인과 이방인이 서로 원수가 되어 쌓아올린 탑을 헐어버리고, 그들을 화해시켜 하나로 만드시고, 또한 하나로 만드는데 걸림이 되는 모든 법조문과 규정을 폐지해버리셨습니다. 그 분은 자신을 희생하여 유대인과 이방인, 각기 다른 두 민족을 하나의 새 민족으로 만드셨습니다. 

그분은 끝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이들을 한 몸으로 만드셔서 하나님과 화해시키고, 원수 되었던 모든 요소와 협정을 없이 하셨습니다. 결국 그리스도께서는 이방인들에게나 유대인들에게나 평화의 기쁜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방인들과 유대인들은 모두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같은 성령을 받아 하나님께로 가까이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희생, 이것이 이방인들에게나 유대인들에게나 다같이, 누가 손해보고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지고 이기고가 아닌 저들 모두에게 평화의 기쁜 소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우리를 하나 되게 이끄시는 예수그리스도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은 모두 같은 성령을 받아 하나님께로 나아갔습니다. 

여기에서 분명한 사실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 흘리심과 그 분의 죽으심 없이는, 그 분의 십자가의 공로가 없이는 이방인과 유대인이 하나가 될 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 우리 기독교인의 자리가 있습니다. (다음 회로 계속 이어짐)

 
  봉수교회에서의 영광스런 설교 (64회)
  <우리의 소원은 통일> 합창 (6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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