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과 인력의 대폭 확대
나날이 다양해져가고 증가되어 가는 환경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국민들의 쾌적한 환경에 대한 욕구증대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1986년 10월 29일에는 환경행정조직의 대폭적인 강화를 단행했다.
환경청 본청 기구 확대
폐기물처리과(4급)를 폐기물관리국으로 개편하고, 그 산하에 폐기물제도과, 생활폐기물과, 산업페기물과 등 3개과를 두고, 감사담당관 4급을 신청했다. 계획조정국을 환경정책국으로 개편하여 환경청의 정책관서 기능을 보완했으며, 진흥협력과를 홍보협력과로 개칭하고, 측정관리과를 폐지했다. 이리하여 환경청 총 정원은 491명으로 증원이 되었다.
6개 지방환경청 설치
지금까지의 지방환경관서 직재를 개정하여 기존 환경측정관리사무소나 환경오염 중앙지도 점검반에서 수행하던 업무를 흡수하여 환경영향권별 지방환경청을 서울,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원주 등 전국 6개 지역에 설치했다.
지방환경청의 정원을 363명으로 했다. 처음에 실무적으로 일을 추진하려 했을 때는 다른 관련부처는 말할 것도 없고, 환경청 직원들까지도 지금이 어느 판국인데 말도 안 되는 발상 쯤으로 치부해버렸다.
제5공화국 출범이래, 작은 정부를 지향하여 그동안 정부조직과 인원의 확대는 철저히 억제해오고 있었다. 특히 그 당시 노신영 국무총리께서는 이 원칙을 지켜나가는데 대단히 엄격하였는데도 특별히 환경행정은 새롭게 개발되는 업무이고, 미래지향적 정책개발이라는 측면에서 흔쾌히 허용해주었고, 당시 정관용 총무처장관께서도 앞장서 밀어주셨다.
나는 지방청을 신설할 때 부지 선정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였다. 대체로 일본인들은 옛날 관청자리를 정할 때는 먼 안목을 가지고 장래 발전성을 감안해서 신중하게 잡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장기적, 중심적, 안정적인 명당길지(명당길지) 2000~3000평 규모를 구하되 후보지 3, 4개소를 구해서 보고하면 내가 직접 현재로 가서 최종 결정했다. 환경청 특성을 살려 현대식으로 설계하여 신축하고, 아울러 직원관사용 아파트를 지청별로 6, 7동씩 구입해주었다.
국립환경연구소를 국립환경연구원으로 승격
환경과학 연구의 중추기관으로 육성하고 우수 전문 인력과 양성에 주력하며, 해외 연구기관과의 정보교환과 교류증진을 위해 국립환경연구소를 국립환경연구원으로 승격시켰다.
한국자원재생공사의 기능 활성화
1987년 1월 1일자로 8개 지방관서를 신설하여 각종 폐자원의 회수기능을 확대했다. 이로써 444명의 직원이 605명으로 증원되었다.
환경관리공단 설립
<환경오염방지사업단법>은 1983년에 이미 제정되어 있었는데도 그 설립이 차일피일 미루어져왔다. 그러나 1987년에 <환경오염방지사업단>으로 일단 발족했다가 얼마 후에 다시 법과 명칭을 개정해서 <환경관리공단>으로 확대개편 했다.
이 공단은 213명의 임직원을 보유한 준정부기관으로서 공해처리시설의 운영, 환경관련설비투자에 대한 융자, 환경관리기술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불과 1, 2년 사이에 이루어진 이와 같은 대폭적인 조직과 인원의 확대로 실로 믿기지 않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각 부처 간에는 행정부역사이래 실로 파격적, 기적적인 에피소드로 남게 되었다.
사실 나는 환경청 만 2년간의 재임기간 중 부이사관 이상 12명을 숭진시켰고, 서기관 20여명, 사무관 30여명, 신규직원채용 250여명의 인사를 단행했는데, 이런 사례는 단위 기관장으로서는 지극히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인사에는 대체로 크든 작든 잡음이 따르기 마련인데도 아무런 잡음이 없었다. 지금도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나의 공명정대한 인사행정에 대해 흐뭇함과 긍지를 느낀다.
원인처방에 의한 정책 개발
대체로 공해저감을 위한 해결책은 개발단속 위주로 원천적 해결이 못된다. 그보다는 오염물질 배출의 원인을 파악하여 원천적 제거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 원칙에 의거하녀 추진된 정책 몇 가지를 다음에 소개한다.
대기오염의 주범 제거
대기오염의 주범은 아황산가스SO2와 자동차배기가스이다. 그런데 SO2는 기름에 섞인 유황분이 타서 배출된 것을 말한다. 이 SO2가 습기를 만나면 산성으로 변한다. 작은 물방울인 구름과 만나면 산성구름이 되고, 이것이 소위 ‘산성비’가 된다. 이를 제거하자면 그 원천인 정유회사가 기름을 생산할 때 아예 유황성분을 제거하면 된다.
그래서 환경청은 3대 정유회사에다 탈황시설을 설치하게 하고, 필요한 재원의 일부를 융자지원토록 했다. 그러나 그 시설의 설치가 오래 걸려 정유회사로 하여금 유황분이 적은 유류를 생산케 하여 우선 대도시에 공급하고, 차차 그 공급지역을 확대해 갔다.
건평 2000평 이상의 고층건물은 LNG로 난방장치를 대체하고, 서민주택 이상의 민간가옥도 연탄대신 청정연료인 LNG로 사용을 적극 권유하는 계몽을 펼쳤다.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무연휘발유를 생산하도록 하고 1987년 7월 1일부터 저공해자동차를 생산 공급하여 삼원촉매 전환장치를 부착하고, 무연휘발유를 사용하도록 했다.
무연휘발유의 저공해자동차 생산보급은 나중의 자동차 수출에 획기적인 공헌을 하게 된다. 유연휘발유를 무연휘발유로 전환시키는 데는 직접적인 동기가 있었다. 그것은 1972년 일본 토쿄[東京] 신주쿠 일대의 어린이가 무력증이 있어 조사해보니 혈액에 ‘납’ 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왔는데, 그것은 유연휘발유를 사용하는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범임을 파악하고, 즉각 무연휘발유를 생산보급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그 동기였다.
그때 우리 자동차 제조기업들로부터 시기상조라는 강한 반대가 있어 이를 설득하는데 내 체중이 내릴 정도로 고심했다는 것을 솔직히 고백해둔다. 당시 막강한 영향력이 있었던 자동차 제작 3사의 반대는 물론, 짧은 준비기간과 막대한 준비소요 비용 등으로 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일본의 경우, 동경 신주쿠 거리의 납 오염사건을 계기로 1972년부터 무연휘발유를 생산, 보급하였다는 자료를 접하자 우리가 너무 늦었다는 생각에 만난을 무릅쓰고 차제에 해치워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앞으로 자동차 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이고, 지금 양보하면 또 언제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라 내 임기 중에 마무리 하기위해 단호하고 강력하게 추진해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