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확충 및 외국대학과의 자매결연 (52회)
  제8장 경주에 돌아와서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교사 건축과 시설확충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했다. 이것을 해결하려고 교직원들이 머리를 짜내어 내어 놓은 안이 <대학발전기획위원회>를 구성하여 발전기금을 모으는 것과 ‘지방대학특성화’ 사업의 신청과 ‘교육개혁 우수대학 신청’으로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내는 일이었다. 

나는 이 사업을 교무처장 김영환 교수에게 맡겼다. 김영환 처장은 기획력이 뛰어나고 책임감이 강할 뿐 아니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는 성실한 보직자였다. 

전 교무처장 권순철 교수, 이동수 학생처장, 차동관 사무처장, 김경대 교수, 이상흡, 오문환, 김만술, 김규호, 변우희 교수, 성동환 과장 등을 비롯한 전 교직원들이 전력투구하여 추진한 결과로 이 두 사업이 지원대상으로 선정되었다. 

경주대학교는 5년간 ‘문화관광특성화’ 30억과 ‘교육개혁 우수대학’ 6억의 재정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을 바쳐 열성적으로 일을 해준 교무위원, 교수, 직원, 학생들과 내 의견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준 김 의원에게 나는 마음속으로 늘 감사하고 있다. 

본관 건물의 건축이 한참 진행되고 있던 어느 날 김 의원은 나에게 공학관과 관광외국어학부 건물설계와 위치 선정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를 문의해왔다. 나는 거기에 덧붙여 교문과 진입로 설계추진을 건의했다. 김 의원과 김석구 감사도 같은 의견이어서 진입로 설계와 교문 설계를 설계사무소와 조경학과 교수들에게 의뢰했다. 

건축과 학사행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운이 좋아서 그런지 내가 부임한 이후부터 한 번도 학내소요가 일어나지 않아서 교수들은 연구와 가르치는 교육에만 몰두하고, 직원들은 자기들의 고유 업무에 종사하는 대학분위기로 바꾸어지고 있었다. 

대학설립자들을 비롯해서 무슨 일이든지 큰 일을 이룬 사람들은 특이한 공통점을 이루고 있다. 고집이 세고, 추진력이 강하고, 건축, 조경, 나무에 일가견이 있고, 부지런하며 판단력이 빨라 다른 사람들을 제압하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것 등이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김 의원은 인천대학교 설립자 백인엽 장군과 어떤 면에서 상당히 닮은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이런 것들은 보통을 초월하는 사람들에게 있는 특성임에 틀림이 없다. 

서울여자전수학교, 신흥여자전수학교, 경주대학교, 경주전문대학, 서라벌고등학교를 세우고, 4선 국회의원, 한국라이온스 총재, 국제라이온스 부총재를 역임한 김 의원의 경력은 입지전적인 인물임을 증명한다. 

그러나 그에게도 입지전적인 인물이 가지는 단점이 있다. 다소 아부성이 있는 사람을 쉽게 믿어서 그 사람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일이 있다거나, 귀에 거슬리는 진솔한 말을 회피하는 일이 종종 있고, 남의 말을 듣고 한번 잘못 본 사람은 계속 이상하게 보거나 믿지 않으려 하는 것은 큰일을 이룬 사람들의 결함인지 모른다. 사람이 사는 사회는 언제나 그늘이 있다. 

경주대학교에도 능력과 좋은 학벌과 학문적 역량은 있으나 여러 여건으로 견제를 받거나 소외되어 있는 교수, 직원들이 더러 있었다. 나는 그들을 이따금 만나 표면적으로는 듣기 힘든 학생들의 생각과 의견을 듣고, 겉으로는 보이지 않으나 물밑으로 흐르면서 대학문화를 저해하는 요인들에 대해서 자문을 받았다. 

어떤 행정이든 공조직이 있고, 비공식 조직이 있다. 때로는 비공식조직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조직관리의 묘미이다. 그들은 해가 비치면 양지가 된다. 

양지와 음지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 자연과 인간의 순환원리이다. 대학 학사행정의 가장 효과적인 방향은 소외된 구성원들의 불만을 해소하여 양지와 음지가 불분명하도록 구성원들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경주대학교 전 구성원들은 경험으로 체득하고 있었다. 
 
▲ 경주대학교 정문과 전경 [출처 ; 경주대학교]

나는 경주대학교 총장에 부임한 이후 여러 외국대학교와 자매결연을 가졌다. 러시아 하바로스크 대학, 일본 문리대학, 북경 외국어대학, 중국 하남대학 등 5~6개 학교와 학술교류 및 교수, 학생들의 교류를 약정하는 인증서를 교환했다. 

나는 이들 학교 중 1997년 11월 1일 일본에서 개최된 ‘일본 문리대학(日本 文理大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여 한국에서 간 자매결연 6개 대학 총, 학장의 대표로 축사를 했다. 

성대한 기념식 행사 후 정중한 접대를 받고 귀국해서 보낸 감사편지에서 나는 당시의 경주대학교 발전의 진행상황을 일본 문리대 학장에게 소식으로 보냈다.       
 
학장님께 

오늘 아침 가을비가 그친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의 산과 들은 신선한 가을의 아름다운 소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러한 풍요로움은 일본 문리대학(日本 文理大學)30주년의 교육적 결실의 성과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침 저녁 몸속을 파고드는 싸늘한 촉감은 어김없이 순환하는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합니다. 환절기를 맞이하고 있는 이때 학장님 부처께서는 평안하셨을 것으로 믿으며, 하시는 모든 일이 형통하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 부부는 학장님 부처께서 염려해주시는 덕분으로 건강히 잘 지내고 있으며, 우리 경주대학교는 11월 12일 한국 교육부로부터 “경주문화 및 관광특성화대학”으로 선정되어 1년에 6억 원씩 5년간 30억 원의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원금보다 특성화를 신청한 130개 대학 중에서 20개 대학이 선정되었다는 “대학의 명예”가 더 소중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모든 일들은 학장님 부처를 비롯한 일본 문리대학교 모든 구성원들의 지원과 기원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번 일본 문리대학 개교 30주년의 기념식전에 저희 부부를 초대하여 참석의 영광을 베풀어주신데 대하여 저희 부부는 충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찬으로 따뜻하게 환영해주신 연회와 자상하게 베풀어주신 관광계획과 안내 등에 대해서도 항상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오이타[大分]와 일본 문리대학을 방문하고 나서 저희 부부는 21세기를 향해서 전진하는 일본 문리대학의 활기에 넘친 교육활동과 새 역사 창조의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학장님 부처의 폭넓은 세계관과 교육관의 표출이라고 느꼈습니다. 

우리 경주대학교도 이번의 방문을 계기로 해서 두 학교가 이름뿐인 자매결연이 아닌 실질적인 자매결연학교로 지속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자세한 것들은 김후련 선생을 통해서 연락하겠습니다. 

총장님 부처를 비롯해서 일본 문리대학 교수, 직원, 학생, 전 구성원들의 행복과 전진을 기원 드립니다. 

1997. 11.17.
경주대학교 총장 장윤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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