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연구소 설립과 문하생 발표회 (20회)
  제4장 서울의 안착과 음악활동

학생이 점점 많아지고 집이 좁아서 불편을 느끼게 되자 영등포동 2가 118번지에 있는 조금 큰집으로 이사를 갔다. 그 집도 역시 적산 가옥이었지만 대지가 약 60평정도 되고 방도 4개정도 되었다. 그러나 그 집은 여러 가구의 피난민들이 살고 있던 집이었으므로 몹시 불결하였고, 게다가 수도 시설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매우 불편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그런 집을 택해 간 이유는 첫째가 더 좋은 집을 사기에는 돈이 넉넉지 못했고 다음은 그래도 영등포에서는 중앙지대에 위치해 있어서 후일에는 다소 희망이 있어 보이는 집이기 때문이었다.

그 집으로 이사한 후에는 피아노 교습생이 점점 더 늘어나 피아노를 4대까지 들여놓고 개인지도를 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영등포 중앙지대에 영등포 음악연구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음악 연구생들을 지도하였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자기가 전공한 것을 직업으로 하기를 원하나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도 인생사라고 하겠다. 다시 말해서 내가 전공한 것은 성악이었는데 성악 공부를 원하는 학생만을 지도했으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그때 일반적으로 성악을 개인지도 받으려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은 시대였다. 대학 입학 지망생도 대부분 지망하는 학교 교수에게 몇 개월간 지도를 받고 입학하는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아노 교습은 지금이나 그때나 어린 학생으로부터 일반인까지 많은 지망자가 있었다. 물론 내가 피아노 전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보자가 대부분이기는 하였으나, 쇼팽이나 슈베르트 베토벤 작품까지도 능히 지도를 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나의 딸 둘도 모두 내가 기초를 직접 지도했던 것이다. 장성한 큰딸 금자는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를 졸업했고 둘째 딸 금숙이는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 4년 동안 장학생으로 다니며 졸업을 하였다. 그 외에도 많은 음악인들이 배출되었다.
 
▲ 음악발표회에서 열창하는 필자
 
문하생 발표회 개최

그때 나의 문하생 발표회를 4회까지 하였는데 그 당시 사회 음악의 흐름을 보기 위해서 프로그램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적어본다. 처음에는 성악을 위주로 하는 음악회 형식이었으나 회수를 더해가면서 피아노 제자들의 수준이 향상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영등포의 영보극장은 유일한 영화공연 대극장이었는데 그곳에서 한 번 발표회에 2-3회씩을 연속공연을 하였다는 것은 당시 음악열기와 나의 인기도를 엿볼 수 있다.

音樂硏究發表會(음악연구발표회)
(第一回:제1회)

總指揮(총지휘) 康祥福(강상복)
때 4386年(1953)     8月17日(月) 하오7시
       (全)             18日(火) 하오7시
主催(주최) 永登浦 音樂硏究所(영등포 음악연구소)
後援(후원) 永登浦 新聞記者團(영등포 신문기자단)
                基督靑年勉勵會京畿聯合會(기독청년면려회 경기연합회)
▲ 문하생 발표회에서 문하생들과

   -순서-

1. 합창 – 영등포 음악연구소 합창단
    1) 통일행진곡 – 전국취주악연맹
    2) 우리국군 – 윤용하 곡
2. 테너 독창 – 이영선
    1) 돌아오라 소렌토로 – 쿠르티스 곡
    2) 아이 아이 아이 – 프레이레 곡
3. 피아노 독주 – 박정자
    1) 워털루 전쟁 – 안테르손 곡
4. 소프라노 독창 – 김애란
    1)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 슈베르트 곡
    2) 마리아 마리 – 카프아 곡 
5. 바리톤 독창 – 김상도
    1) 가고파- 김동진 곡
    2) 홀로 가는 길이다 – 강상복 곡
6. 피아노 독주 – 정명숙
    1) 소녀의 기도 – 바다르체프스카 곡
7. 알토 독창 – 김숙경
    1) 라르고 – 헨델 곡
    2) 사랑의 기쁨 – 마르티니 곡
8. 소프라노 독창 – 안기순
    1) 아마릴리스 – 카치니 곡
    2) 그리움 – 강상복 곡
    (휴식) 

9. 소프라노 독창 – 문정희
    1)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 슈베르트 곡
    2) 봄처녀 – 홍난파 곡
10. 테너 독창 – 홍운표
     1) 꿈과 같이(오페라 ‘마르타’ 중) – 플로토우 곡
     2) 비가 – 마스네 곡
11. 소프라노 독창 – 변애주
    1) 니나 – 타나라 곡
    2) 고향 – 채동선 곡
12. 테너 독창 – 변광주
    1) 먼 산타루치아 – 마리오 곡
    2) 오 나의 태양 – 카프오 곡
13. 피아노 독주 – 노정순
    1) 환상곡 – 쇼팽 곡
14. 테너 독창 – 강상복
    1) 별은 빛난다 (오페라 ‘토스카’ 중) - 푸치니 곡
    2) 마레키아레 – 토스티 곡

 
  중대부중ㆍ고등학교 교사로 (19회)
  문하생발표회 2, 3, 4회 (21회)
|1||2||3||4||5||6||7||8||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