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사스시티 한인교회
내 신앙의 첫걸음은 중학교 3학년 때였다. 1953년 4월 남산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 친구를 따라 참석했던 것이 신앙에 입문한 첫걸음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교회를 다니기는 미국 이민생활을 하면서 신앙생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부터였다. 당시 집에서 가정예배 형식으로 개척교회를 시작했다.
1968년에 그리스도 교회 (Church of Christ) 신학생인 이영진 전도사가 알칸사 주에서 이곳에 왔다. 신학생인 그에게 식품가게 풀타임 일자리를 주었다. 그러다가 생활에서 독립할 수 있도록 가게를 넘겨주었다. 그해 나의 집에서 최초로 예배를 시작했다. 창립예배에는 해방 전부터 이민을 와서 이 지역에 살아온 올드 타이머들을 초청 했다.
이후 Church of Christ 미국교회를 빌려서 예배를 드릴 공간을 마련했는데, 처음 10여 명이던 교인들이 20여 명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악기 사용을 못하는 데다, 미국 목사가 여러 가지로 간섭을 해서 한국교회식으로 친교 모임을 할 수 없는 불편한 점이 많아 1970년에 다운타운 9가에 위치한 YMCA로 장소를 옮겼다. 그 무렵 교인이 다시 배로 늘어나 40여 명이 참석하게 되었다.
이후에는 이재신 장로(작고)가 다니던 회중교회(Congregational Church)로 다시 교회 건물을 빌어 예배를 드렸다. 이 영진 전도사가 후배 신학생인 이근영 목사에게 목회를 물려주었다.
당시 한인교회는 얼마 되지 않는 이민사회의 한인들을 연합하려는 취지 아래 초교파 주의를 선택했다. 종파에 관계없이 한인들이 예배할 수 있도록 교회 헌장에 ‘초교파’로 등록을 했다. 하지만 1970년 이후 이민자들이 지역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순복음, 장로, 침례, 감리 등 각 교단 간의 파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교단을 지지하는 이들은 그들 나름대로 한국에서의 교회생활을 앞세우고, 실제 이민교회가 미국 교단으로부터 받는 이득을 계산하면서 서서히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인간의 이해와 득실이 엇갈리면서 본래 지역 한인이면 누구나 함께 모여 초교파적으로 연합해서 교회를 발전시켜보려는 하나님의 큰 사랑, 욕심에 눈먼 소수 신자들로 인해 조각나기 시작했다.
교단을 지지하는 세력들끼리 단합해서 투표를 하게 되었다. 투표에 이기려고 소위 장로교, 감리교 신자가 합세하게 되었고 결국은 세계 교회사에 유례없는 ‘장감교회’로 분리안이 통과되어 버렸다.
교회가 힘들게 개척되어 지금껏 왔는데 단합을 한 분파 주의자들의 투표로 교회가 깨어지는 상황이 되자 우리는 교단 본부 앞에서 피켓 시위를 감행했다. 그리고 우리를 제지하는 사람에게 분명히 말했다.
“우리는 교단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식의 분열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경찰서에서 피켓시위를 허락받고 하는 것이라는 분명한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이미 분열된 강은 두 갈래로 나뉘어서 흐르게 되었다. 초창기 멤버들은 다시 나와서 교회를 새롭게 세웠다.
이러한 부침 속에서 나에게도 신앙적인 시련이 찾아왔다. 말씀이 은혜가 되지 못한 채 가슴속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같은 민족으로서 이국땅에서 연합해서 튼실한 믿음의 형제로 거듭나기를 소망했지만 결국은 분리되는 아픔을 겪게 되면서 영적인 침체기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1988년 시애틀의 ‘뜨레스 띠아스 기도모임’에 참가하게 되었다. 시애틀 산속 기도원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기도하면서 마음속이 뜨거운 불에 덴 것처럼 뜨거워졌다.
개척부터 부홍해가는 과정에서의 숱한 우여곡절과 분열, 그리고 방만했던 믿음 생활, 숱한 과거의 일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눈물이 쏟아졌다. 그리고는 갑갑했던 마음속에 무언가가 씻겨 나가는 것 같은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고, 회개의 눈물이 났다. 3박 4일 동안의 체험이 나의 지난 신앙생활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캔사스시티 한인교회 (K.C KOREAN CHURCH)는 분열되는 아픔의 역사를 겪었지만 분파된 장감교회는 교인 7명으로 줄면서 결국은 소멸되었다. 하나님은 끝까지 우리와 함께 이 지역에 남아 은혜의 역사를 이루게 했다.
캔사스 선교교회
캔사스 선교교회는 한인교회를 섬기던 성도들 가운데 교회의 내적 변화로 영적 갈등을 겪었던 몇 가정이 1990년 3월 6일, 지금은 소천한 이성수 집사 댁에서 가정 예배를 드린 것이 서막이었다.
그해 4월 1일 First Baptist Church of Shawnee 에서 이승종 목사를 모시고 첫 주일 예배를 시작했다. 3개월 후인 7월 1일에 교회 건축위원회가 조직되어 내가 건축 위원장에 임명되었다.
같은 해 11월 18일 우리는 롤랜드 파크(Roeland Park)에 자리 잡은 아담한 교회에서 추수감사와 교회 입당감사 예배를 감격스럽게 드렸다. 후세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담임목사는 기독교 교육을 공부하고 있는 아내 김정순 집사와 함께 1990년 12월 30일 영어 예배를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