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 문화부차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종덕, 그는 마당발이다. 그는 경복고와 연세대를 나온 명문고, 명문대 출신이다. 나는 함께 졸업한 동기동창 조차 기억못하는 친구가 더러 있는데, 그는 동기생은 물론 선배와 후배를 두루 꿰뚫고 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경복고와 연세대를 나온 유명인사들 치고 그가 잘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나는 경기고를 나왔지만 경기고 출신들을 나보다 더 잘 아는 것 같다.
이종덕은 문화공보부 출신이다. 재직시절 그는 전공분야처럼 되어버린 공연예술 행정뿐 아니라 한때 언론분야와 종교행정도 맡았었다. 그 당시 그는 많은 언론인과 종교인들을 만났다. 그리고 친해졌다.
문화공보부의 언론, 종교행정은 일종의 서비스 업무이며 봉사업무다. 항상 만나서 부탁하고, 부탁받아 처리하고....... 이런 일들을 그는 능수능란하게 처리했다. 이때의 인연으로 그는 지금도 많은 언론인들, 언론인 출신 정치인들, 그리고 종교인들을 폭넓게 알고 지낸다.
어느해 가을인가, 나는 이미 작고했지만 문화공보부 출신 서인석 선배로부터 로터리클럽을 창설해달라는 거절할 수 없는 부탁을 받았다. 한 두달 미적거리고 있던 중 이종덕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자기가 앞으로 창설할 로타리클럽에 가입하라는 부탁이다. 그리고 포섭한 명단을 불러주는데, 내가 생각하던 인사들과 거의 비슷했다.
나는 결국 로터리클럽의 창립을 포기하고 2년이 지난 후 이종덕이 창립한 <예장로타리>에 가입하고 말았다. 그가 문화예술인 중심의 예장로타리클럽을 성공적으로 창설한 것이나, 최근 단국대학교에서 문화예술 최고위과정을 신설하고 주임교수로서 1~2기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은 그의 마당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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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국제영화제에서 / 왼쪽에서 4번째가 이종덕 교수, 6번째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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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덕, 그는 문화예술계의 대부다. 그는 공직생활의 절반을 공연예술계에서 일했다. 주사, 사무관과 서기관 시절의 대부분을 문화공보부 공연과에서 보냈다. 공직생활을 접고도 그는 서울예술단 단장(이사장), 예술의 전당 사장, 세종문화회관 초대 사장을 지냈다.
한평생을 공연예술계에서 보낸 셈이다. 그는 서울예술단의 품격을 높이는 데에 뛰어난 역량을 보였고, 예술의 전당 후원회를 구성하고 자립도를 70%까지 끌어올렸다. ‘우리나라 공연예술계에서 그를 무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그가 모르는 공연예술계 인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종덕, 그는 의리의 사나이 ‘돌쇠’다. 그 스스로의 말에 의하면 그는 고교시절 거리패였다고 한다. 그의 언행에서 언뜻언뜻 느낄 수 있다. 거리패의 특성은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것’ 아닌가.
나는 공직에 있을 때나 퇴직한 그와 자주 만난다.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것은 ‘한결같다.’, ‘여일(如一)하다’, ‘신의가 있다’는 것이다. 학교나 직장의 후배들을 항상 챙기고, 그들의 부탁을 받으면 최선을 다해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의 성격은 직선적이다. 가식이 없다. 그런 성격을 나는 좋아한다.
이종덕, 그는 봉사자다. 그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다. 1970년대 중반인가, 그가 사무관이었던 시절로 기억한다. 그는 성 라자로마을을 돕기 시작했고, 주변 친구들에게 후원하기를 권했다. 그리고 주말이면 그는 라자로마을에 가서 열샘히 봉사했다. 몇 년 전 방송에 그가 봉사하는 장면이 소개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라자로마을에서 그가 없어서는 안될 후원자가 되었다.
오랜 기간 동안 라자로에서 뭄에 밴 봉사, 자선활동은 그의 왕성한 사회, 문화활동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이종덕 주위에 그를 따르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다.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