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는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서 가장 아름답고 기후도 알맞아 살기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1년간 살다보니, 버지니아가 제2의 고향 같은 느낌을 갖게 되었다.
버지니아는 미국에서 동남부에 자리 잡고 있다. 쉽게 표현하자면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 바로 아래에 있다. 위도로 보면 북위 36.5도에서 39.5도 사이에 위치하니까 대략 우리나라로 보면 중부지방이 38도 전후 지역이 되니까 서울 북부쯤 된다.
버지니아의 지형은 각각 삼각자 모양으로 긴변이 밑변으로 놓인 것처럼 생겼다. 이 밑변의 위도가 36.5도쯤 된다. 웨스트버지니아도 처음에는 같은 주였는데, 버지니아는 남부군에 속했고, 더욱이 리치몬드에는 남부군 총사령부가 있었다. 아팔라치아 서쪽에 자리 잡은 웨스트버지니아는 남북전쟁 시에 북부군에 속했으므로, 남북전쟁이 끝난 후에 서로 갈라지게 되었다.
버지니아 서쪽은 해안가 지역으로 대서양과 접하여 있고, 햄프턴, 뉴포트, 뉴훠크, 포츠머드 등 도시들이 밀집한 곳이다. 해안가지역에서는 수산물이 많이 잡혀 낚시꾼들이 몰려들고, 또한 유명한 해수욕장 버지니아 비치가 있다. 체사피크만에는 미국에서 가장 긴 다리가 놓여 있는 유료도로가 있는데, 이 다리는 중간에 해저터널로 연결된 유명한 다리이다.
중간지역은 산기슭(Piedmont) 지역이라고 부르는데, 밀과 담배농사가 발달하였고, 주 정부의 수도인 리치먼드가 있는데 의정부시와는 자매 도시이다. 의정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사단장이 이곳 리치먼드 출신이어서 자매도시가 성사되었다고 한다.
서쪽으로 아팔라치 산맥을 따라서는 산악 및 계곡지역(Mountain and Vailry)이라고 부르는데, 아팔라치산맥과 세난도산맥이 나란히 뻗어 내려가고 그 사이에 계곡이 놓여 있는데, 여기에는 81번 고속도로가 블랙버그에서 워싱턴DC와 연결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비육우, 양, 밀 생산과 낙농이 활발하여 숲속 빈터에는 목장들이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버지나아 인구는 약 620만명 정도로서, 경기도의 인구보다 훨씬 적고 면적은 남한의 면적과 비슷하다. 남한 면적에 경기도보다 작은 인구가 살고 있다고 보면 된다.
버지나아의 주꽃과 주나무는 꽃 산딸나무(Cornus florida)로,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산딸나무(Cornus kousa)와 똑같다. 네 개의 꽃잎(정확히는 포, 잎이 변형되어 흰색으로 된 것)이 흰색으로 비슷한데, 꽃 산딸나무의 꽃잎 끝에는 못구멍 같이 뚫린 자국이 있어서, 미국 사람들은 이 나무의 꽃 모양이 마치 예수가 못에 박힌 나무와 같다고 해서 몹시 사랑한다. 주의 새는 카디날(홍관조)이라는 아름다운 새이다.
미국에는 주마다 별명이 있는데, 버지니아주의 별명은 대통령의 아버지(Father of President) 또는 자치주(The Old Dominion)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수의 대통령을 배출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텬,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 등이 버지니아 출신이다.
버지니아의 위도는 높은 편이지만 대서양을 끼고 있어서 기후는 울산의 기후 정도로 따뜻한 편이다.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공중습도가 적어서, 여름에도 그늘에만 들어서면 깔끔한 기분으로 쾌적한 편이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이 고온다습하여 끈적끈적하고 답답하여 불쾌지수가 높은데, 버지니아는 여름에도 상큼한 날씨여서 살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또한 아팔라치아산맥과 세난도산맥이 있어 숲이 우거진 곳으로 우리나라의 산천과 비슷해서 좋았다. 산이 깊어 제임스강을 비롯해 강줄기가 많고 푸른 물이 항상 흐르고, 하천에는 물고기들이 많았다.
우리나라의 대학에는 많은 학과들이 있지만, 한 가지 없는 학과가 있는데 Fishery and Wilcllife Science 학과이다. 우리말로는 ‘어류 및 야생동물학과’인데, 물고기와 야생동물들을 연구하는 재미있는 학문일 것 같다.
아메리카는 원래 인디언들의 땅이었다. 우리의 조상들은 원래 시베리아 바이칼호 부근에서 살다가 빙하기가 시작될 때 사슴떼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와, 한반도쪽 쪽으로 내려간 무리는 우리의 조상인 한민족이 되었고, 다른 한 무리는 알류산열도나 추코트반도의 베링해 얼음을 타고 알래스카를 거쳐 아메리카로 진출하여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간 것이 오늘날의 인디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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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처음으로 스키를 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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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 정상을 넘어 서쪽에 있는 노스케롤라이나의 체로키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본 인디언의 모습은, 마치 우리 산골에서 사는 먼 친척을 방문한 느낌이었다. 그들이 사는 집의 모양이나 어린애를 띠에 매어 업어주는 모습이라든지, 몽골반점이며 검은 머리와 구리빛 피부는 우리와 꼭 닯았다.
버지니아는 1570년대부터 영국인 개척자들이 신세계를 향하여 찾아든 곳이었다. 최초의 영국인들이 아프리카의 카나리아 섬을 경유하여 쿠바 부근의 서인도제도를 거쳐 버지니아의 해안가 제임스타운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1607년부터 1700년 경에는, 영국인은 물론이고 프랑스인과 이탈리아인들이 대서양 연안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1700년대 들어와서 농업노동자가 요구됨에 따라 흑인 노예들이 팔려 들어오게 되었는데, 초기의 개척자들은 인디언으로부터 보호를 받아가며 농사짓는 기술을 배우고 식량을 얻어먹고 추운겨울을 연명해가다가 개척자들이 많아지면서부터는 인디언의 땅을 빼앗는 등 충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개척자들은 마을을 이루고 교회를 짓고 길을 내고 다리를 만들어서 이웃마을과 공동작업을 해야 했다. 마을의 대표들과 의논해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작업내용을 결정하자니, 자연 마을 간의 대표자를 뽑고 마을의 중대사를 결정하게 된 것이 의회민주주의의 기초가 되었다.
대학교육기관으로 미국에서 최초로 메사추세츠주의 하바드대학이 1636년에 설립되었고, 두 번째는 1693년에 설립된 버지니아주의 월리암 앤 마리(William and Mary)대학으로, 영국 왕과 왕비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버지나아에는 월리암 앤 마리대학을 비롯하여 University of Virginia, Virginia Polytechnic Institute and State University, James Madison University, Virginia Commonwealth University, Richmond University, Washington and Lee University, Shenandoah University, Virginia Military Institute 등 유명한 대학들이 40여개나 있다.
내가 있던 대학의 이름은 좀 특이하였는데, 정식명칭은 Virginia Polytechnic Institute and State University이다. 흔히 줄여서 Virginia Tech 또는 VPI라고 부른다. 1872년에 Land Grant Act(랜드 그랜트령)에 의해서 세워진 대학이었다.
랜드 그랜트령은 미국 연방정부의 의회에서 정한 법령을 학교 터전은 미국 정부에서 주고 시설은 주 정부에서 한다는 것인데, 1차 산업인 농업과 공업을 육성해서 미국의 1차 산업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Virginia Agriculture and Mechanical College, 즉 버지니아농공대학으로 신설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건국초기에는 서울농업대학, 춘천농업대학, 진주농업대학, 이리농업대학 등을 세운 바 있었다.
버지니아 농공대학이 차츰 확장되면서 농대는 수의대와 삼림대학으로 갈라져 나갔고 많은 학과가 생겨나서 종합대학이 되었다. 캠퍼스는 약 320만평이나 되는 비행장 활주로, 목장, 골프장, 메인스타디움, 잔디광장 등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듯, 나무도 아름드리가 수두룩하다.
학생 수는 약 2만5천명이고, 그 중 대학원생이 4천 명 정도이다. 학교 기숙사는 8천명을 수용할 수 있고, 흔히 기숙사는 캠퍼스의 외진 구석에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강의동과 기숙사 건물이 섞여 있다ㅓ. 기숙사는 여학생 건물이 있는가 하면, 1.4층은 남학생, 2.3층은 여학생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여학생 방과 남학생 방이 섞어 있는 건물도 있어 퍽 다양하다.
기숙사 건물들이 캠퍼스 안에 있으므로 캠퍼스는 밤에도 휘황찬란한 불빛이 꺼질 줄 몰랐다. 또한 놀란 것은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보다 몇 배나 넓은 학생 주차장에도 밤새도록 불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중앙도서관의 장서는 무려 180만권이나 된다고 하니 지식의 보고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