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전민제 회장님_2 (4)
  제8장[부록] 후배들의 회고담

그러던 1968년에 나프타분해 사업이 시작되었고, 석유화학 생산부장 요원을 뽑는다는 소문이 있기에 당시 전민제 부사장님을 찾아가 말씀 드렸더니 그렇게 해주시어 석유화학 생산부장 요원으로 선발되었다.

곧 미국과 캐나다에서 훈련을 받게 되었고, 미국에서는 프로젝트 코디네이션 매니저로 있던 박종률 선배와 잠깐 동안 같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업무를 지원하기도 하였다. 박형으로부터 왜 본업인 정유사업 부문을 떠나 화학을 택했느냐는 핀잔을 받으면서...

귀국 후에는 나프타분해 시설에 앞서 준공된 방향족 공장 시운전에 참여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 방향족 제품을 내가 처음으로 생산한 셈이다. 그 후 1970년에는 이선종 생산부장이 공장장으로 임명되고 내가 그 후임으로 발령받게 됨으로써 후에 준공된 석유화학 공장은 걸프오일 측에 의하여 가동되었다.

그 후 계속하여 제철화학을 거쳐 이수화학 경영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나의 일생은 화학공업과 함께 하였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전 이사님이 나를 대만에 운전요원으로 훈련 보내주셨던 것에서 내 운명이 결정되었던 것이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은 당연이 화공과 출신으로 알고 있었고, 나 역시 화학공업에서 일한 사람을 기계공업에 일한 사람보다 더 많이 알고 지났다.

아름다운 삶

셋째는 내가 이수화학의 경영을 맡은 후의 전 회장님과의 관계이다. 내가 생산부장이 된지 얼마 안 되어 전 회장님은 회사를 떠나셨고, 나는 후에 제철화학에 갔기 때문에 얼마동안은 뵙지 못하였다.

그러다 전 회장님이 사업들을 대우그룹에 넘기시고 대우그룹의 회장 대우 고문으로 오셨기 때문에 대우그룹 계열사 사장으로 있던 나는 자주 뵙게 되었고, 회장님이 대우를 떠나신 후에도 내가 이수화학 대표가 된 뒤에는 더욱 자주 뵙게 되었는데 뵈올 때마다 회사걱정을 해주시고 많은 자문도 해주셨던 고마우신 분이었다.

내가 이수를 그만 둔 뒤에는 전과 같이 자주는 못 뵙지만 지금까지 유공 출신 몇 분과 함께 꾸준히 모시고 있다. 지금도 뵐 때마다 나라 걱정하시고 에너지 걱정 하시는 것을 보면 진정한 애국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매일 빠짐없이 회사에 나가셔서 자료를 수집하시고 학술활동을 하시며 연구하시는 것을 보면서 우리 후학들을 부끄럽게 하신다.

그 연세에 IUPAC(국제 순수 및 응용화학 연맹)의 켐론 위원회 회원으로 활동하시며 세계의 석학들과 교류하시면서 본인이 직접 발표도 하시고 한 세션의 좌장을 맡고 계실 정도이니 대단하신 분임에는 틀림없다.
 
▲ 1996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9회 IUPAC CHEMRAWN에서

요사이도 해외출장이 잦으시다. 이렇게 활동하실 수 있는 것은 학교에서 은퇴하신 나영균 명예교수님의 내조(비서 역할을 겸한)가 있으시기 때문일 것이다. 노부부께서 후학들에게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시고 있다.

비록 경영하시던 사업들을 대우그룹에 넘기시는 불운을 겪으셨으나, 전 회장님은 훌륭한 인재 확보를 위하여 공개채용으로 사람을 모으고 훈련시킴으로써 많은 일꾼을 배출하셨으며, 꿈이셨던 정유산업도 유공 초창기 일산(日産) 3만 5,000배럴에서 지금은 200만 배럴이 넘는 능력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만드셨고, 이 정유산업은 수출산업으로 발전하였다.

전 회장님께서 처음 유공에서 시작하셨던 나프타 분해 공장도 연산(年産) 10만톤 규모에서 지금은 700만톤이 넘는 세계 8위의 석유화학 공업국으로 발전하였으니 감회가 크실 것이다.

특히 회장님께서 심혈을 기울이셨던 플랜트엔지니어링과 플랜트 건설 사업은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거기에는 전 회장님이 직접 기르셨던 인재들의 역할이 컸으리라 믿는다.

이렇게 여러 분야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셨던 전 회장님께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혜안에 감탄할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전 회장님을 모신 저녁자리에서의 일화를 소개한다. 그때는 주로 정종을 드실 때였는데, 하시는 말씀이 다른 사람과 주량을 맞추려면 맥주잔으로 3컵은 먼저 드셔야 된다고 하시면서 손님이 오시기 전에 3잔을 단숨에 드셨다.

젊었을 때 그렇게 많은 약주를 드셨지만 전 회장님은 미수를 지나선 지금도 정열적으로 생활하고 계시니 회장님의 건강체질은 타고 나신 것 같다. 그것도 나 교수님의 보살핌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18년 전, 전 회장님의 고희 기념 출판회를 올려 드렸던 우리 후학들도 이제 거의 70을 넘었다. 그러나 전 회장님이 백수가 되는 날에 늙은 후학들이 다시 잔치를 올려 드릴 수 있는 영광의 기회를 갖기를 원한다.

그때까지 아무쪼록 내외분께서 행복하게 지내시고 건강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나를 비롯한 모든 후학들도 다 같이 건강하게 지내기를 하나님께 기도드린다.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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