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그 후 유공에서는:
유공의 설립초기에 회사에 합류하여 나를 지원하며 울산정유공장과 본사에서 근무하던 주요 인력 중에서 회사를 이직하였거나 나와 함께 운명을 함께 하기로 한 몇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력은 회사에 남아 전문경영인의 길을 가게 되었다. 이들 중에서 각기 자기 업무 문야에서 업적은 남긴 사람들은 다음과 같다.
1. 이선종은 그의 첫 직장으로 전엔지니어링 시절부터 나와 함께 일을 시작하였고, 1962년 정유공장설립위원회를 거쳐 공장운전을 위한 해외훈련을 받았다. 공장에서 동력과장, 생산부장을 거쳐 전문직으로서는 첫 번째로 공장장으로 승진하였으며, 1979년에는 본사의 수송, 저유부분 담당 부사장으로 취임하였다. 1980년 걸프오일의 철수와 ㈜선경의 진입에 따라 조직개편으로 유공을 사임하고, 쌍용정유의 공장장 부사장을 역임하였다.
2. 서효종은 6.25전쟁 중에 해군사관학교에 입교하여 장교에 임관된 후 사관학교 교수요원으로 미국 U. S. Naval Post Graduate School에 유학하여 전기공학을 전공하였다. 전역을 앞두고 나와의 면접을 통하여 1966년 유공에 입사하였고, 울산 건설사무소장, 공장 공무부장을 역임한 후 본사 영업기획부장으로 자리를 옯겼다. 이후 기술부장, 상무를 역임하고 1979년 정유 및 기술담당 부사장에 선임되었다.
스탠퍼드대학의 Senior Executive Program을 이수하고 걸프오일의 철수, 선경의 진입 이후에도 같은 직무를 수행하였으며, 업무의 조정이나 순환계획에 따라 기획 및 개발담당 부사장, 종합기획실장을 거쳐 다시 석유사업담당 부사장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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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4년 2차 원유 도입선인 S/S Arbiah 선상에서 / 왼쪽에서 두번째 Ross James(유공 정유담당 이사), 오른쪽 끝 조원천 공장 공무부장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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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능력의 확장은 물론 시설 고급화에 기여하였으며 걸프오일의 철수 이후의 필요한 원유의 자력 확보에 능력을 발휘하였다. 석유의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여 미국의 Hunts Oil과 공동으로 예맨의 Marib광구에서 개발에 성공하였고, 자체생산 원유의 첫 국내수입이란 감격도 맛 보았다.
석탄의 활용을 목적으로 Coal Water Siurry 기술개발에 노력하였다. 관련 정부기관, 정유업계 및 석유생산국가의 주 접촉선으로 활동하였으며 별도의 LPG프로판 및 부탄의 수입, 지하 저장 판매를 위하여 유공가스를 설립하고 초대 사장을 역임하였다.
3. 박종률은 공채 1기로 1962년 유공에 입사하였으며 공장 운전을 위한 해외훈련을 받은 후 공장 생산부의 교대감독으로 근무하였으며 본사의 기술부 공정과를 거쳐 석유화학 진출준비를 위한 데스크포스 팀(task force team)에서 리더로 활동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정유에서 석유화학으로 전업하였다. 1967년부터 나프타분해센터 사업을 위하여 ‘시장조사→설계 및 건설’에 이르는 일관된 과정에 참여하고 걸프오일 측 인사들과 협력하여 완수하였다.
1973년 걸프석유화학회사의 아시아지역 담당 부사장실에서 일하며 재무관리 및 경영훈련을 쌓았다. 유공으로 복귀한 뒤 석유화학 사업담당 상무를 역임하고, 1979년 석유화학 사업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걸프오일의 철수, 선경의 진입 이후에도 같은 직무를 계속 수행하였다. 선경 경영체제 속에서 첫 대규모 투자 사업인 New Aromatic Center를 성사 시켰다. 대단위 제2 나프타 분해공장 건설 및 폴리에틸렌 및 폴리프로필렌 사업전업을 통하여 불완전하나마 숙원이던 수직계열화를 성취하였고 Arco Chemical Propylene oxide/Styrene Monomoer 병산(倂産)을 위한 합작(유공-ARCO화학 초대사장 겸임) 등 몇 개의 합작회사를 설립하여 사업의 다각화에 노력하였다.
기술개발 업무를 관장한 시기에는 기술자원연구소를 설립하였고, 대덕에 후일 연구센터가 들어갈 수 있는 대단위 부지를 확보하였다. 대내외적으로 석유화학산업을 대표하는 역할로 활동하였고 석유화학공업협회 부회장, 2대 유공가스 사장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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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9년 유공 울산정유공장 간부들과 함께 사택단지 내 클럽 하우스에서 / 앞줄에 이선종 부장, Ross James 이사, 전명석 공장장, 최덕빈 부장(변호사) 등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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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안병주는 1963년 유공에 입사하여 영업부서에서 유공생활을 시작하였으며, 특수제품 과장, 차장, 부장, 상무, 전무를 역임하고 1993년 석유 및 윤활유담당 사업부사장으로 승진하였다. 일찍이 GR & DC(Gulp Research & Developmen Company)에서 윤활유 기술지원에 관한 훈련, 연구를 하였으며 걸프오일의 철수 이후 독자적인 윤활유 배합을 위한 기술개발, 엑손화학과 윤활유 첨가제 생산 합작을 위한 노력, LCC(Liquidized Catalytic Cracking)을 이용한 U Base Oil 윤할기유의 개발, 상업화를 주도하였다. 한국윤활유학회의 회장을 역임하였다.
5. 김정석은 1966년 유공에 입사한 후 일관하여 엔지니어링과 프로젝트 관리 분야에 종사하였다. 주요한 프로젝트는 나프타분해센터에서 프로젝트 엔지니어, 파견 엔지니어(resident engincer, New Aromatic Center)의 프로젝트 매니저, 이후 확정 사업담당 이사, 상무, 전무로 승진하면서 수많은 정유, 석유화학 관련 프로젝트의 집행을 관장하였다. 울산 공장장을 역임하였다.
나와 함께 근무하였던 기술인력 가운데에서 유공의 사장이 배출되지 못한 것은 선경의 진입 등 여러 가지 상황 영향 때문이기도 하였겠으나 섭섭한 일이었으며, 한 가지 위안은 공장에서 인사, 노무담당으로 출발하였던 조규향(趙圭鄕) 씨가 사장으로 승진한 사실이었다. 회사 밖에서는 조정남 씨가 SK텔레콤 사장 및 부회장을 역임하였고, 김선동 씨는 S-Oil 사장 및 회장을 역임할 만큼 능력을 발휘하였다.
그러고 보면 나의 비서로 일했던 사람들도 모두 일류였다. 아내가 이화여대 영문과에 재직했던 관계로,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생 중에서 비서를 뽑아왔다. 석유공사가 당시 초일류 회사로 지목되어 누구나 부러워했던 직장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다. 김미자, 김정숙, 정성희, 서효자 씨가 나를 위해 일해 준 사람들이었다.
김미자 씨는 나중에 김광모 씨와 결혼하여 직장에 나가지는 않았으나, 실력이 뛰어나 국내에서 유수한 영문 번역가와 동시통역사로 알려졌다. 김정숙 씨는 석유공사를 그만 둔 다음 미국유학을 가서 홍익대 영문과 교수가 되었고, 서효자 씨도 미국으로 건너가서 대학교수가 되었다. 정성희 씨는 전형적인 현모양처의 인품이어서 소리 없이 비서 일을 잘해주었고, 현재는 홍익병원 원장직에 있는 조유영 씨와 결혼하여 잘 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