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나는 단국대의 강의를 계속하는 한편 봄부터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법철학 강의를 시작하였다. 서울대를 물러난 후 19년 만에 다시 강단에 서게 된 것이다. 나도 열심히 강의하였고 학생들도 진지하게 나의 강의를 들었다.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영채는 한 번도 빼지 않고 강의실에 나왔다.
또한 가을부터는 용인에 있는 경찰대학에 나가서 법철학 강의를 하였다.
4월 20일 형법각론(6정판) 출간.
5월 26일 양영각에서 창조주의 복귀 출간. 이 책은 내가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 쓴 것이며 나의 사상을 총집결한 것이다. 나는 이 책이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많은 호응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9월4일에 재판되었다.
9월 3일 윤상에게 넘겨주기 위하여 써오던 잡기가 일단 마무리 되었다. 나중에 그것을 다시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석우 회고록이다. 9월 11일 퇴계학 공부를 다시 시작하였다. 그리고 금년에는 불교사상등의 잡지에 자주 글을 썼다. 1월 18일 광화문 법무법인에 대한 허가가 법무부로부터 나왔다. 나는 이 법인의 이사가 된 것이다.
3월 27일 방한 중인 독일교수 카우프만과 록신을 맞아 각각 저녁대접을 하였다.
8월 4일 효수, 윤상, 윤선과 함께 한계령을 넘어 설악산 명성콘도에 가서 해수욕을 하였다.
1985년(69세)에도 나의 생활은 평온하였다.
6월 까지는 작년에 이어 한국의 유학을 공부하였고, 여름에는 화엄경을 공부하였으며 가을부터는 여러 곳에 글을 써서 발표하였다.
2월 18일 서림이 상명국민학교 졸업.
3월 7일 형진 조모 별세.
6월21일 부터 경수 영국에서 근무.
8월 20일 덕주가 NASA에서 근무 시작.
12월 4일 난정의 회갑연.
1월 13일 백락준 박사 별세(90세).
2월12일 총선거.
2월19일 노신영 내각 출범.
3월 11일 쏘련 고르바쵸프 계승.
11월 14일 김팔봉 씨 별세.(82세).
9월 19일 멕시코시 대지진, 2만여 명 사망.
10월 18일 서울 지하철 3, 4호선 개통.
11월 14일 컬럼비아에서 화산 폭발. 2만여 명 사망. 내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법철학회 다시 활동시작. 형법개정사업의 심의위원으로 참여. 녹문회의 골프대회에서 우승.
8월에 김홍철 학장 부부를 데리고 설악산에 다녀왔다.
10월 13일 문학가 백철 씨 별세(77세).
10월 17일 충주 다목적 댐 준공.
1월 28일 학술원 정회원에 임명되었다. 유기천 씨의 등살에 학술원 부근은 얼씬도 하지 못했는데 이한기 전 총리의 추천으로 늦게나마 학술원 회원이 되었다.
10월 5일 학술원에서 정범과 공범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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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술원 회원 임명기사(경향신문 1985. 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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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일 동국대학교 개교 80주년 기념논문집에 실릴 원고로 불교와 법철학 100매를 썼다. 이 글은 나중에 불교와 제과학이라는 책에 실려 1987년 5월14일 동대에서 축하연을 가졌다.
1986년 (70세)은 나 개인적으로는 평온한 한 해였으나 국내 정세는 매우 시끄러웠다.
학생운동은 공산화 되어갔고 반면에 경제는 더욱 성장하여 무역수지는 흑자로 돌아서는 획기적인 한 해였다. 개인적으로는 형법총론과 법철학강의가 각 1,500부씩, 형법각론이 1,000부 인쇄되었고 학술원에서 받은 연구비 300만원으로 형법개정의 문제점 120부를 인쇄하였다. 수안보 온천에 3차례 다녀왔으며 부부동반으로 유성 C.C.에 가서 골프를 또 여름에는 척산 온천에 다녀왔다.
집안 일로는 2월2일에 대법선 이선의 10주기 추모불공을 법련사에서 성대하게 올렸고 2월8일에 윤상이 영동고등학교에 입학되었으며 2월25일에서 3월13일 사이에 영준 내외가 동남아 여러 나라를 관광차 다녀왔고 6월16일 형진이 서울대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6월25일 미국에서 옥채가 생녀하였다.(상임)
7월25일부터 8월13일까지 서림이 일본 동경의 치바와 가와자끼에 가정방문 교환차 가 있었으며 7월26일에서 8월1일 까지 윤상이 송광사에서 수련하였다.
그 밖의 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1월 25일 보이저 2호 천왕성에 최근접.
1월 29일 챌린저호 발사 직후에 공중 폭발.
2월2 5일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 하와이로 망명하였다. 이에 따라 코라손 아키논 정부가 들어섰다. 가톨릭의 성공.
3월 18일 신상옥 최은희가 북한 탈출.
4월 11일 헬리 혜성 최근접. 그러나 육안으로는 못 보았다.
5월 3일 폭동에 버금가는 인천 사태.
5월 2일 대처 영국수상 내한.
8월 3일 준공을 앞두고 독립기념관 화재.
8월 23일 창경궁 중건. 모의 어가행렬.
9월 1일 양담배 시판 개시. 판매성적은 저조.
9월 10일 한강개발 준공식.
9월 11일 호남고속도로 대전~광주구간 4차선 공사완공.
9월 14일 김포공항 폭탄테러 사건.
9월 20일 제10차 아시아 경기대회 성공리에 완수. 한국 종합2위 (금메달, 중공94, 한국 93, 일본 58)
10월 30일 북한의 금강산 댐 건설에 관한 이규효 건설부 장관의 성명.
11월 26일 대응댐 (평화의 댐) 건설 발표.
금년에도 많은 사람이 세상을 떠나갔다.
1월 24일 문인 김성식 (78세).
4월 4일 소설가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78세).
4월 29일 총각 교수 이세구 (63세).
6월 12일 언론인, 작가 선우휘 (64세).
7월 13일 나의 친구 홍진기 사망 (70세). 홍 군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나의 충격은 매우 컸다.
10월 14일 서경수 교수 (62세).
10월 27일 홍승만 씨 여행 중 사망 (73세).
11월 8일 쏘련의 정치가 모로토프 (96세).
11월 2일 민영환 선생의 장손 민병기 교수 (59세).
11월 21일 삼림계 거두 현신규 박사 (77세).
12월 3일 박길진 원광대 총장 (72세).
삼청동에 있는 칠보사는 어머님과 아내 이선 그리고 아버님의 영결식을 거행한 곳이다. 강석주 스님이 계셨기 때문에 이 절에서 세 분의 영결장소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차를 타고 시내를 나갈 때는 반드시 칠보사 앞을 지나간다. 차가 이 절 앞을 지나갈 때에는 나는 반드시 염불을 하면서 지나간다. 이것은 그 분들이 돌아가신 직후부터 해 왔었고 앞으로도 그대로 계속할 것이다.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나무지장보살을 꼭 세 번씩 반복해서 부른다.
나의 이 비밀을 눈치 챈 사람은 없다.
>> 이상으로써 이 회고록은 일단 끝낸다 <<
1987년 7월 22일
